검열없는 '클럽하우스'에 몰리는 중국인…초대장만 7만원

입력 2021-02-08 17:20   수정 2021-02-09 01:10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적 유명 인사들이 잇따라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국의 음성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가 중국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다루는 중국어 대화방이 열리는 등 주목도가 높아질수록 중국 당국이 서둘러 접속을 차단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내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클럽하우스 대화방에 접속할 수 있는 초대장이 최대 400위안(약 6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대화방에선 중국어 사용자들이 신장 수용소, 대만 독립, 홍콩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문제까지 토론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민감한 정치 주제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희귀한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클럽하우스 중국어 대화방에 수천 명씩 모여들 정도로 인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중국 정부는 자신들이 철저히 금지하는 주제에 대한 공개 토론을 인내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클럽하우스 사용자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인터넷 역사의 한 현장이라는 점은 기억할 것”이라고 올렸고, 이 글은 6만5000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중국은 서방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계 브라우저를 쓰면 인터넷 사용 기록이 모두 당국에 넘어갈 정도로 검열도 철저하다. 하지만 클럽하우스는 아직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차단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본토의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이 앱을 내려받을 수 없어 사설가설망(VPN) 등 우회 접속 조치가 필요하다. 클럽하우스는 애플 아이폰용 서비스만 나와 있으며 안드로이드용 앱은 준비 중이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4월 출범한 소셜미디어로, 문자나 영상이 아니라 음성으로 대화하고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작년 12월 60만 명이던 클럽하우스 이용자 수는 올 1월 200만 명을 넘은 뒤 이달엔 이미 600만 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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