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즈 레이더' 30년 만에 국산 장비로 교체한다

입력 2021-02-08 10:59   수정 2021-02-08 11:09

군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침입을 감시하는 장거리 레이더를 국산 장비로 교체한다. 레이더 장비 교체는 30년만이다.

방위사업청은 8일 LIG넥스원과 약 460억원 규모의 장거리 레이더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계개발 후 양산을 거쳐 2027년부터 순차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장거리 레이더는 카디즈 내 항공기 등을 감시·식별해 관련 데이터를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장거리 레이더를 국산 장비로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군이 운용하고 있는 공군의 장거리 레이더의 경우 1990년 이전에 도입된 미국산 장비로 알려져 있다. LIG넥스원에 따르면 장거리레이더 생산 국가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국산 장비 도입은 그동안 여러차례 추진돼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일부 성능 미충족으로 2017년 중단됐던 사업은 2019년 재추진이 결정됐다. 향상된 국내 기술 수준과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이 고려됐다. 이번 사업은 재추진되는 점을 고려해 개발비의 65%를 투자하는 정부와 업체 간 공동투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발 성공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장비 노후화로 레이더 교체가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체계 개발 기간도 과거와 비교해 6개월 단축된 48개월 내로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카디즈는 2013년 영역이 제주도 남단까지 확장된 이후 감시 공백 해소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침범 횟수가 늘어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15대가 동시에 카디즈에 진입하기 도했다. 카디즈는 우리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한 구역으로 이곳에 진입하는 외국 군용 항공기는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해야 한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2019년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연간 '카디즈 진입 현황'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이 기간동안 300회가 넘게 카디즈에 진입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성공적인 체계개발에 이어 전력화 완료 시 카디즈에 대한 보다 면밀한 감시가 가능해진다”며 “기존 국외에서 도입했던 레이더를 국산 장비로 대체함에 따라 국내 방위산업 활성화 등 국가 경제에 보다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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