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이스라엘에서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최대 코로나19 검사기관인 마이헤리티지랩은 지난달 중순부터 연령대별 '바이럴 로드' 검사를 진행했다.
바이럴 로드는 체액에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혈장 1mL당 검출되는 바이러스 개체 수를 측정하는데, 이 지표는 바이러스 전파력과 비례관계에 있다.
연구 결과 60세 이상 고령층의 바이럴 로드는 40∼59세 연령그룹보다 6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헤리티지랩이 연구를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은 이스라엘에서 60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상당수가 1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마친 시점이었다. 다만, 연구진은 분석 대상 검체 샘플이 백신 접종자의 것인지 아니면 비 접종자의 것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었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자의 경우 대체로 체내에 바이러스가 있더라도 코와 입 등 주요 바이러스 전파 경로의 코로나19 병원체 수가 줄어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야니브 엘리히 마이헤리티지랩 소장은 "연구 결과는 우리가 백신에 기대했던 것을 정확하게 확인했다. 즉,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를 줄인다는 것"이라며 "백신은 주요 감염 경로인 코와 목구멍 주위의 바이럴 로드를 줄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0세 이상 연령대 백신 접종자의 바이럴 로드가 60% 줄었다는 것은 2차 접종 시 바이럴 로드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초기 단계인 만큼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에 관한 실시간 데이터를 제조업체인 화이자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대규모 물량을 확보해 지난해 12월 19일부터 고령자를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