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는 선행지표들이 있습니다. 선행지표란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 중에서 경기의 움직임보다 앞서는 지표를 말합니다. 부동산에도 많은 선행지표가 있습니다. 거래량, 실거래지수, 전셋값, 금리, 강남4구 집값 등입니다. 최근 이러한 선행 지표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먼저 거래량부터 보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인데요. <표>를 보시면 올 1월에 거래량이 확실히 줄어든게 보입니다. 12월에 7464건에서 1월에는 1850건으로 확실히 줄었습니다. 신고기간이 30일이라 좀더 늘어날 수 있겠지만 파격적으로 늘어날 이유는 없을 테니까 해봐야 2000건 수준이 예상됩니다. 1월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2월 거래량보다 75% 가량이 줄어든 겁니다. 강남권 중에서도 송파구와 서초구가 전년달 대비 많이 줄었습니다. 경기도도 줄어든건 마찬가지입니다. 전달에는 2만4000건 정도에서 1월에는 절반 가량이 1만여건으로 줄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000건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앞으로의 이상신호를 주는 이유로 봐야합니다. 거래량이 2000건 이하로 떨어진 적은 2019년 3월 이후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전년도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종부세 등 종합대책의 고강도 대책인 9·13대책을 발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때 가격조정과 거래량감소가 더 이어질 수 있었는데 오히려 정부의 잦은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가 발생했습니다. 2019년때 제외하고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2000건 이하로 떨어진 적은 서울 집값이 최점때인 2012년과 2013년에 한번씩 있었습니다.
올 1월에는 왜 이렇게 갑자기 거래량이 급감했을까요. 그동안 쏟아부은 대책효과도 있을테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얘기한 ‘특단의 공급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기수요자들이 발생한 영향도 있습니다. 실효성이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획기적이라는 2·4주택공급대책이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거래가 줄어든 이유는 신용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지금 은행권에서 강력하게 가계대출을 규제하고 있다 보니까 신용대출을 사용하는 즉, 영끌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에 금융감독원이 직접 나서서 신용대출 관리방안을 내놨습니다.
전문직이나 고소득자 한도 축소를 하라는 방침과 함께 지난 11월에는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초과한 경우, 대출 받은 지 1년 이내에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면 신용대출이 회수됐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금리인상도 요구를 하죠. 지난해 9월에 신용대출 금리가 2.8%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같은기간 2.4%인데 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가 별차이가 없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가 작년 2.8%대로 떨어졌던 것이 12월에는 3.5%까지 오르게 됩니다. 과거 2018년에 신용대출은 4.5% 수준이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과 함께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2.3%까지 떨어졌던 금리가 작년 12월에는 2.6%수준으로 올랐습니다. 기준금리는 변화가 없지만 시중의 금리는 오르고 있는 겁니다.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겠죠. 당장 시장에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이미 대출 받은 분이나 앞으로 대출 받으려고 하는 분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경기도의 경우는 어떨까요? 경기도는 오히려 상승률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상승률이 그닥 큰 폭의 변화가 없었는데, 10월부터 상승폭이 상당히 커진 걸 볼 수 있습니다. 왜 상승폭이 커질까요. 경기도는 서울 전셋값 상승으로 경기도에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영향 때문입니다.
신용대출까지 막히는 상황에서 서울에 내 집 마련은 꿈도 못꾸고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하니 경기도 넘어간 수요자들이 많은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도권 인구 순유입은 2006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았고, 서울의 전출자의 65%가 경기도로 이동했습니다. 전셋값 상승, 패닉바잉으로 경기도의 아파트값 상승은 좀더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전셋값이 오르면 활용도가 높아집니다. 전세금을 이용해서 재투자가 가능하기도 하고,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하기도 좋은 시장입니다. 그래서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값도 동반 상승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을 보니까 큰폭으로 오르던 것이 조금씩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은 지난해 11월에 한주에 0.15%까지 올랐던 것이 점차 상승폭이 둔화가 돼서 지난주에는 0.12%로 낮아졌습니다. 유난히 강남권 전셋값의 상승폭이 둔화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초는 지난해 9월 0.23% 올랐지만 지난주에는 0.08% 수준에 그쳤네요.
경기도와 인천을 봅시다. 인천은 지난해 11월에 한주에 0.61%까지 오르던 것이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0.29%까지 축소가 됐습니다. 인천은 저평가 등의 이유로 한동안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다보니 그에 대한 가격저항선이 생긴 이유도 있습니다. 경기도는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0.25%에서 지난주에는 0.27% 올랐습니다. 매매값 상승률에서 말씀드렸듯이 경기도는 서울의 전셋값과 매매값에 못견디고 경기도로 많이 이동하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잠실주공5단지는 1월에도 거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실거래가를 보면 전용면적 82.51㎡가 지난 1월9일에 24억8100만원에서 최근인 20일에는 약간 떨어진 23억원으로 거래가 됐습니다. 82.61㎡ 24억8100만원에 거래됐던 것 역시 최근에는 약간 떨어진 24억1000만원에 거래가 나왔습니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매물이 현재 많이 나와 있는데 호가가 최고 27억원까지 나와 있습니다.
새 아파트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1월에 2건밖에 거래가 안됐습니다. 84.98㎡가 지난 2일에 33억원에 거래가 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 33억8000만원에 거래가 됐습니다. 매물은 32억부터 39억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한강조망 등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나니까 그렇겠죠. 암튼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매물이 현재 많이 나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경매 낙찰가율 ‘5년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높은 매각가율이 6년까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강남구 아파트 낙찰가율을 봤을 때도 2002~2006년 5년간 2004년을 제외하고 추세적으로 90% 이상의 높은 낙찰가율을 유지했습니다. 이후 2007년부터는 80%대로 낙찰가율이 하락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부터 5년 연속 90%대의 낙찰가율을 나타냈습니다. 올해가 6년차가 되는데요. 다소 많이 과열된 모습인 겁니다.
오늘은 집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지표들을 통해서 현재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살펴 봤습니다. 풍부한 유동성 등 더 많은 변수들이 있어서 시장이 지표들이 보여주는대로 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올해 1월의 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의 공급대책들을 얼마나 더 속도를 내 줄 것인지, 혹은 어떤 추가 계획들을 더 내놓을 것인지에 따라서 시장의 변화는 좀더 크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양지영R&C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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