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투자 美 '주린이' 극단선택…부모, 로빈후드에 소송

입력 2021-02-09 17:25   수정 2021-02-17 18:16

주식투자에 막 뛰어든 미국의 20세 대학생이 손실 규모를 오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들은 인기 주식거래 앱인 로빈후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갔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브래스카링컨대 재학생이던 앨릭스 컨스(20)는 지난해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컨스는 고교 3학년 때인 2019년 로빈후드를 통해 처음 주식계좌를 열었다. 지난해부터는 파생상품인 풋옵션(보유 주식을 특정 시점과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거래를 시작했다. 작년 6월 11일 컨스는 로빈후드 앱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그의 주식계좌 현금 잔액에 ‘-73만달러(약 8억1500만원)’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숫자는 컨스가 진 빚의 규모를 뜻하는 건 아니었다. 이는 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차에 따라 장부상에만 잠시 기입되는 손실액일 뿐이었다. 만약 컨스가 보유한 풋옵션을 행사하면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컨스는 이런 사실을 로빈후드로부터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 오히려 당시 컨스의 이메일에는 옵션 거래 유지를 위한 증거금이 부족하다며 17만8000달러(약 2억원)를 기한 내 입금하라고 경고하는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메시지가 와 있었다. 컨스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로빈후드 고객지원팀에 밤새 세 차례나 이메일을 보냈지만 ‘시정 조치 중’이라는 자동응답만 받았다.

자신의 실수로 천문학적인 빚을 지게 됐다고 생각한 컨스는 이튿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사망 전 남긴 메모에서 “소득이 없는 20세가 어떻게 100만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거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이렇게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할 의도는 없었고, 내가 가진 돈만큼의 위험만 감수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로빈후드가 즉각적인 전화 상담 서비스만 제공했어도 컨스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최근에는 로빈후드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의사소통으로 컨스가 손실액을 오인하게 했다며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로빈후드는 컨스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마진콜 등 전문투자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