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달러나 금, 채권 등에 비해 변동성이 훨씬 크다. 이 때문에 테슬라 재무제표의 불안정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팔기 전까진 가치가 얼마나 오르든 회계상 이득도 볼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국 회계 체계상 장기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브랜드, 상표와 같은 분류다. 아예 팔아버리지 않는 한 회계상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매입 원가보다 가치가 낮아졌을 때는 회계에 반영된다.
차량 대금 결제 방법도 까다로울 전망이다. 예약금과 잔금 납부 시점이 다르면 그때마다 내야 하는 비트코인 수도 달라질 공산이 크다. 소비자의 마음이 변할 수 있다. 일부에선 테슬라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와 비트코인을 연동할 수 있다는 구상이 나오지만 당장은 적용할 수 없다. 아직 어느 나라도 CBDC를 발행해 운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의 규제 가능성도 주요 리스크다. 암호화폐 사용을 주도해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미국 시장당국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재무부와 금융기관 수장들은 비트코인에 호의적이지 않다. 암호화폐를 적극 도입하기 전에 관련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암호화폐는 돈세탁과 범죄활동 등에 쓰인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암호화폐는 투기자산이고 돈세탁에 쓰인다”고 주장했다.
중국에도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 중국은 CBDC로 ‘디지털 위안’ 출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현금 대안으로 떠오르면 위안화 영향력 확대에 균열이 생긴다. 중국 당국은 이미 테슬라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이 5개 부처와 공동으로 테슬라 경영진을 웨탄(예약 면담) 형식으로 소환해 중국 법규를 준수하고 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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