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가계 실질소득 11년만에 첫 감소

입력 2021-02-09 21:21   수정 2021-02-0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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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가계의 실질 소득이 작년에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활동 제약 탓에 최하위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감소한 탓이다. 연도별 실질 소득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 이후 처음이다.

싱가포르통계청(DOS)이 지난 8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중위소득(명목 근로소득 기준)은 2020년에 월 9189싱가포르달러를 나타냈다. 1년 전의 9425싱가포르달러 대비 2.5% 감소한 값이다. 가구원 수를 감안한 1인당 월 소득 환산 값은 월 2886싱가포르달러로 2019년의 2925싱가포르달러에서 1.3% 줄어들었다.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가계 실질 소득도 작년에 2.4% 감소(1인당은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본격화한 2009년의 실질 소득 2.4% 감소와 같은 수치로 11년만의 첫 실질 소득 감소를 기록했다. 최근 5년 동안으로 보면 연 평균 약 1%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최하위 소득계층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작년 소득 1분위(하위 10%) 그룹 가구의 1인당 실질 소득 감소폭은 6.1%에 달했다. 다른 9개 그룹에서 감소폭이 1.4~3.2%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공적이전소득 덕분에 지니계수는 기존 0.452에서 0.375로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0부터 1 사이의 값으로 매겨지는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적은 소득 격차를 의미한다.

싱가포르통계청은 "작년 코로나19 위기 동안 정부가 소형 공공주택(HDB) 거주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지원금을 지급해 지니계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이태호 특파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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