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에 투자한 국내 기관, 3000억원대 손실 위기

입력 2021-02-10 21:07   수정 2021-02-1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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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2월10일(19:3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대형 호텔 리조트 개발 사업에 투자했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3000억원 규모의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시행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원리금 지급이 중단되자 국내 기관에 앞서 선순위 대출에 투자했던 해외 금융기관이 해당 사업의 담보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 호텔 리조트 개발 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선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는 해당 프로젝트 선순위 대출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는 담보권을 인수하는 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해외 선순위 투자자들이 제시한 통보 기한(미국 현지 시간 기준 9일) 내에 인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함에 따라 담보권은 제 3자에게 매각될 기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주선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중순위 대출에 투자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매각가에서 선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액을 뺀 잔여재산에 대해 분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자산이 애초 투자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 이자는 물론 원금도 건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 지상 68층, 연면적 80만3146㎡ 규모 초대형 빌딩을 지어 3780실의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 시설, 극장을 마련하는 내용으로 추진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2019년 상반기 해당 프로젝트에 7000억원 규모 PF 투자를 단행했다. 이중 4000억원 가량은 JP모건과 도이치뱅크 등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담보대출 형식의 선순위 대출 투자를 조달해 마련했다.

나머지 3000억원의 투자금은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중순위 메자닌에 대한 투자를 유치해 마련했다.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뿐 아니라 현대차증권과 현대차그룹 계열 재단, 강원랜드, 국내 주요 방송사 등이 중순위 대출 투자에 참여했으며 개인 투자자들도 이 대출 상품에 투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주니어 메자닌 주관사를 맡았고 하나금융투자는 시니어 메자닌 주관 업무를 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리테일 판매 증권사로 참여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공사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지난해 5월부터는 투자자들에 대한 원금과 이자의 지급이 중단됐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채무 상환을 유예하면서 시행사 측에 시간을 벌어줬으나 선순위 투자에 참여한 해외 기관들은 최근 담보권 처분을 해당 대출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PF 조달을 주선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 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담보권을 인수하지 못했다”며 새롭게 담보권을 인수한 투자자와 접촉해 손실 여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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