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금감원 관문 통과한 현대오토에버 3사 합병…합병 조건 확정

입력 2021-02-10 09:08  

≪이 기사는 02월09일(05: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오토에버가 계열사인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을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증권신고서가 금융감독원 심사를 통과했다. 현대엠엔소프트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며 진통을 겪었지만, 증권신고서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3사 합병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현대오토에버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처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약 두 달 만이다. 현대엠엔소프트 소액주주들이 합병 조건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금감원은 세 차례 걸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효력 발생으로 현대오토에버는 합병 조건을 확정지을 수 있게 됐다.

합병 비율은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순서로 1대 1.002대 0.131다.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현대오토에버 신주 1.002주를, 현대오트론 주주는 1주당 현대오토에버 신주 0.131주를 받는다.

3사 합병은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었다. 비상장사인 현대엠엔소프트가 장외에서 1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주당 평가액을 뜻하는 합병가액이 이보다 낮게 제시됐기 때문이다. 가치 산정을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현대엠엔소프트 합병가액을 처음 8만8381원으로 제시했다가 이를 9만2445원으로 올렸다.

그래도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2024년까지 현대엠엔소프트 실적을 추정하면서 매출 증가율을 예년보다 낮게 잡고, 현대엠엔소프트가 미래 신사업으로 내세우던 정밀지도 사업 가치를 281억원으로 평가한 점을 문제 삼았다.

정밀지도는 자율주행에 필수인 3차원 지도다. 현대엠엔소프트와 한영회계법인은 정밀지도 사업 매출이 2022년 처음 20억원 발생해 2026년엔 165억원으로 늘지만 이후엔 연 1%씩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 이후 현대엠엔소프트 정밀지도가 탑재될 차종이 확정되지 않았고, 정밀지도가 국내에 한정된 점을 낮은 가치로 평가한 이유로 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 평가라는 게 어떤 근거와 추정치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며 “금융감독원 입장에선 소액주주들의 민원에 정정 요구를 하긴 했지만 계속해서 증권신고서를 반려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사 합병은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합병기일은 4월 1일, 신주 상장일은 4월 14일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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