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전기차 생산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그룹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뒤 닛산이 애플과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닛산의 마코토 우치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애플과의 협력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 지식과 경험이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협력해야한다"고 답했다.
WSJ은 닛산은 최근 몇년간 미국에서 과도하게 확장하면서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카르마리서치의 미오 카토 애널리스트는 "닛산은 일본 자동차 업체 중 애플과 진지하게 논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라고 분석했다.
WSJ은 닛산은 최근 주가가 올랐는데, 이날 공개된 실적에선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애플카 계약설이 주가를 높였다는 것이다. 닛산은 이날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를 이유로 3월로 끝나는 2020년 회계년도에서 매출 기대치를 낮췄다.
닛께이(일본경제신문)는 최근 애플이 한 업체에만 의존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도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투자자들이 애플카 제조 계약을 예상해 베팅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애플과의 계약을 예상해 자동차주를 산다면 실망할 준비를 하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는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기기이며, 애플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WSJ은 그러면서도 자동차 업체들이 애플과의 협상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하청 계약은 고사하고 기술기업과의 협업 자체를 꺼렸지만, 최근 그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알파벳에도 관심을 주고 있다. 포드는 지난주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안드로이드 오토를 비롯한 구글 소프트웨어를 탑재키로 하는 등 차량의 연결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도는 다르지만 아시아와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기술기업과) 도로를 공유하는 데 점점 더 편안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