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주 된 갓난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20대 부모는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를 나서던 부모 A(24·남)씨와 B(22·여)씨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패딩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마스크도 착용해 표정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은 "혐의 인정하느냐",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으냐", "왜 때렸느냐"고 물어도 조용했다. A씨 등은 형사들에게 이끌려 빠르게 경찰 호송차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씨 등은 자신이 거주하던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갓난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의 얼굴 여러 곳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둔기나 흉기에 의한 상처, 방임의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체포된 부모는 경찰에서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상처가 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하다가 결국 "아이가 자주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시인했다. 다만 사망에 이를 정도의 폭행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숨진 아이의 한 살배기 누나를 때려 지난해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 두 번째로 아동학대 사건을 저질렀다. 현재 누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부모의 폭행 강도와 횟수, 기간 등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성·청소년수사계 9명 전원을 투입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폭행이 가해자 2명과 피해자 1명이 살던 오피스텔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폭행 시기와 횟수, 정도 등을 밝히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고 전문의에게 자문해 이 부분을 명확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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