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6년 만에 펴낸 정 시인의 첫 시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이례적이다. 창비에 따르면 20~40대 여성독자가 80%를 차지했다. 특히 40대 여성독자 비율이 높았다. 창비 관계자는 “초판 1쇄는 특별 커버로 제작한 데 대한 관심에 힘입어 출간 1주 만에 빠르게 소진됐다”며 “시집 출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열린 북토크에는 100명가량의 독자가 참석해 시인과 시집을 향한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2006년부터 15년 동안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온 가수이기도 하다. 2007년 발표한 노래 ‘바람에 너를’로 대형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독특한 이력으로 음악과 문학 양쪽을 활발히 오가고 있다. 그를 오래 기다려온 팬들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팬덤이 문학 독자들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음반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을 발매했다. 양쪽을 오가면서 어느 분야에도 갇히지 않고 구축한 그의 시세계에 어디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서정과 슬픔’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시인의 악기 상점’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팀으로 활동 중인 정 시인은 시집을 엮느라 잠시 멈췄던 음반 작업도 마무리해 올 상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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