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가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같은 식품업계뿐 아니라 보험, 은행, 증권, 제조, 제약, 패션, 영화, 여행 등 전혀 상관없는 업종에서까지 잇따라 CU에 신제품 개발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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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에 러브콜을 보내는 브랜드들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업체들이다. 신한생명, 삼성증권이 CU와 협업해 ‘재미를 봤다’는 말이 나오자 A지주, B생명, C자산운용 등 금융권에서만 세 개 업체가 BGF리테일에 제안서를 넣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금융의 주요 고객이 4050세대 등 중장년층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려는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대형 제약사 3곳을 비롯해 패션 브랜드, 인테리어 업체 등도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외 관광청 한 곳이 향후 여행 재개를 대비해 공동 상품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왔다”며 “곧 영화를 개봉하는 영화 배급사 2곳과도 콜라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14일 기준 누적 판매량이 약 150만 개에 달한다. 입고되자마자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자 아예 롯데주류가 수탁생산을 맡기로 했다.
삼육두유 콘은 작년 8월 출시됐을 때 전체 콘 아이스크림 분야에서 단숨에 월드콘에 이어 매출 2위에 올랐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삼육두유 콘이 생산공장만 충분히 확보했으면 1위도 했을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며 “쟁쟁한 스테디셀러 제품이 많은 콘 시장에서 신제품이 이토록 각광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삼육두유 콜라보 시리즈는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호빵, 롤케이크, 마카롱, 모나카 등 다양한 제품이 연달아 나왔다. MZ세대는 이런 제품들을 묶어 ‘삼육두유 유니버스’ ‘삼육두유 세계관’이란 별명을 붙였다.
지난달 출시한 ‘바둑 초콜릿’은 MZ세대가 CU에 제조 요청을 하면서 탄생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바둑알 모양의 초콜릿은 2000년대 후반 무렵 찾는 이들이 없어 단종된 터라 생산공장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약 1년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찾아다닌 끝에 제품 출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바둑 초콜릿은 출시 한 달 만에 약 5만 개가 팔려 CU 초콜릿 판매 분야에서 3위에 올랐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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