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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도 꼼짝 못하는 기업이다.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이 주는 ‘번호표’에 따라 반도체 생산량이 좌우될 정도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 중 이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도 마찬가지다. 독일 보쉬와 일본 덴소, 캐나다 마그나 등 글로벌 1~3위 기업의 연 매출은 400억달러가 넘을 뿐 아니라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에서부터 주행 및 전자제어 장치를 자체 기술로 확보, 완성차에 공급하고 있다. 마그나는 애플카의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을 담당할 유력 업체로 거론될 정도다.
지난달 일본에서도 자국 내 매출 기준 3위(약 20조원)의 대형 자동차 부품회사가 새로 탄생했다. 히타치제작소와 혼다가 산하 4개 부품사를 합병해 설립한 ‘히타치 아스테모’다. 덩치가 작은 기존 각 사로는 미래차 기술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4개사를 합쳐 공동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1개 완성차 업체에 종속된 상태였다면 지금은 정반대”라며 “지금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소수 업체가 완성차를 위협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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