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 "날 숨기고 싶지 않다"…내면의 아픔 마주한 용기 있는 컴백 [종합]

입력 2021-02-16 15:32   수정 2021-02-16 15:33


가수 강다니엘이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아 돌아왔다.

강다니엘은 16일 오후 디지털 싱글 '파라노이아(PARANOIA)' 발표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약 6개월 만에 신곡을 들고 온 강다니엘은 "오랜만에 무대에 섰지만 6개월이란 시간 동안 몸은 쉬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면서 지냈다"면서 "'파라노이아'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나를 찾게된 느낌이 들었다. 곡 작업하는 내내 아드레날린이 샘솟았다. 정말 오랜만에 초심을 되찾은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라노이아'는 편집증 혹은 피해망상을 뜻하는 단어로, 강다니엘은 이번 곡을 직접 작사했다. 그는 화려한 무대 위 모습이 아닌, 내면에 집중해 실제 자신이 겪었던 고통, 갈등, 번뇌를 표현했다. 808베이스, 일렉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진 묵직한 느낌의 '파라노이아'는 기존 강다니엘이 선보여 온 곡들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강다니엘은 '파라노이아'에 대해 "정말 어렵다. 단어 자체도 무겁다. 자조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많은 분들이 무대를 보고 자극을 받고, 곡으로 위로받을지를 생각했다"며 "퍼포먼스형 곡에서는 잘 쓰지 않는 일렉 기타가 포인트다. 중독성이 있다"고 밝혔다.


왜 이토록 무거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한 것일까. 강다니엘은 "모든 일들이 내게 벅차고 커 보이고 힘든 시기가 있었다. 팬들에겐 '멘탈 강하다', '강철멘탈이다'고 자부했는데 서서히 약해지더라"면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건강 상태의 이유로 잠깐 휴식기를 가졌을 때의 이야기를 쓰려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파라노이아'가 편집증을 뜻한다. 무겁다 생각했는데 내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 감정들을 털어내면서 그런 걸 솔직하게 표현하면 어떨까 싶었다. 확실히 무겁고 거리감이 있겠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내면의 어두운 부분은 대부분 가장 감추고 싶어하는 것이지 않느냐. 나 또한 그랬다. 이 이야기들을 꺼내기까지 많은 시간 걸렸다. 하지만 2021년을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진솔하게 서로의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사 당시를 떠올리며 "자조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겼는데 어떤 전략이나 기획은 없었다. 어떻게 가사를 풀어내야 내가 느꼈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나의 일부분, 내 살점 등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사람으로는 팬과 가족을 꼽았다. 강다니엘은 "팬분들이 나를 너무 멋지게 만들어줬다. 내게 많은 의미를 부여해줬다. 그리고 가족들도 너무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또 "해외 아티스트들의 무대 영상을 많이 봤다. 정신적으로 힘들 때 다른 분들 영상을 보고, VOD도 구매했다. 내가 추구하려고 했던 게 무엇인지, 가수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어떤 걸 보여주고 싶었는지 등에 대해 자문하게 되더라. 그때부터 힐링이 됐다"고도 했다.

강다니엘은 '파라노이아'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였다. "음악적 성장을 위해서는 스스로도 성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그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컬러 온 미', '사이언', '마젠타' 등의 앨범을 거치면서 내가 느낀 게 무엇이었는지 짚어봤다. 과거의 내 모습, 잃어버린 나를 찾은 것 같았다"면서 "시야가 넓어지면서 돌아보지 못했던 걸 돌아보게 됐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픈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녹음이 끝나고 어두운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게 된 순간부터 그걸 극복한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파라노이아'는 앞으로의 강다니엘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 터닝포인트라고. 강다니엘은 "기존 앨범들의 색깔이 상징하는 분위기와는 상반된다. 컬러 시리즈의 3부작 앨범을 기다린 분이 많을 것 같은데 예고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티저처럼 말이다"라면서 "디지털 싱글로 나왔지만 앞으로 풀어나갈 나의 컬러 프로젝트의 또 다른 앨범에 대한 키포인트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전하고 싶은 메시지, 강다니엘다운 장르 등에 대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강다니엘은 "'파라노이아'는 정말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개인적으로 너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티스트로서 최고의 해로 기억됐으면 한다. 그만큼 후회 없도록, 비장한 각오를 갖고 나왔다"며 "조금 더 장기적으로는 스스로 솔직하고 꾸밈 없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올해 벌써 스물여섯 살인데 내적, 외적으로 변할 순 있겠지만 내 자신을 숨기고 싶진 않다. 가짜로 치장하고 싶지 않다. 부족하더라도 그것 또한 나다. 음악적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강다니엘의 새 디지털 싱글 '파라노이아'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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