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데이비드 하우너 BoA 동유럽·중동·아프리카(EEMA) 담당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하우너 전략가는 “통상적으로 신흥시장은 선진국보다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며 “그런데도 현재 시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등한 운송비를 인플레이션 징후로 지목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세계 무역이 최근 되살아나면서 화물선과 컨테이너 공간이 부족해 벌어진 현상이다. 현재 컨테이너선의 현물 운임은 작년 동기 대비 3배, 작년 전체 평균의 2배로 급등했다.
올해 유가가 작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식품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하우너는 “탈세계화가 가속화하고 저축률이 낮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며 “노동력 공급도 정점에 이르러 비용 상승이 우려된다”고 했다.
하우너는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평소보다는 리스크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위험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매파적이거나 국제수지가 탄탄한 국가의 통화를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브라질 헤알화와 중국 위안화, 한국 원화, 체코 코루나 등을 꼽았다. 하우너는 “이들 국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가 상승으로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 루블화와 루블화 표시 자산도 추천했다. 유가가 오르면 러시아에 달러가 유입되고, 이는 루블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같은 논리로 석유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UAE) 내 자산도 유망하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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