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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경은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압박한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압력이 거세지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개인이다. 통계로 잡히는 집단이 아니라 유니크한 존재로서의 개인이다.
“코로나19는 개인 데이터의 중요성을 확연히 드러냈다. 개인이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작은 행동 데이터에 근거해 개개인이 정량화, 입체화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자아(Digital Self)의 탄생이다.” (ETRI 인사이트 2020-01)
사실 혁신가들은 일반인이 자기 필요에 의해, 또는 반대로 할 수 없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드러내는 변화 속에서 거대 시장의 단초를 발견해왔다. 1870년께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는 이민 행렬을 보고 뉴욕에 은행을 설립한 것이 J P 모간이었다. 이전까지 유럽 금융계를 장악했던 로스차일드가를 제치고 세계 금융계를 지배하게 된 결단의 순간이었다. (피터 드러커, 《위대한 혁신》)
“여행객들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공항의 높은 계단을 오르면서 왜 한마디 불평도 없는가”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진 사람은 노스웨스트항공 조종사 로버트 플래스였다. 그는 1989년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만들어 세상을 뒤집었다.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개인들은 자기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고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시장은 재편된다. 스마트폰, 소셜미디어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에 힘입어 개인들의 힘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최근 게임스톱 주가를 두고 헤지펀드와의 싸움에서 일대 타격을 가했던 미국 개미투자자들을 보라.
이어령 박사에 따르면 이 ‘사이’야 말로 정보기술(IT)업체들이 가장 중시하는 ‘인터페이스’다. 그는 인터페이스를 혁신하는 기업이 시장을 잡을 것이라며 사람과 컴퓨터 ‘사이’를 연결하는 키보드를 전화기에 넣어버린 아이폰을 인터페이스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승부는 이제 개인 연구에서 난다. 개인들이 만들어낸 각종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내는 빅데이터 방법론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제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개성을 발휘하고 있는 개인에게 주목해야 한다. C K 프라할라드는 ‘N=1의 원칙’을 통해 1명의 고유한 경험에 집중하고 개별 소비자를 위한 고유한 가치를 찾아낼 때 놀라운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AI와 결합되면 개인별 맞춤 상품을 기획해 ‘다품종 다량생산’하는 놀라운 혁신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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