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위원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코로나19 피해자 대출 만기 재연장 등을 논의한 뒤 기자들을 만나 ‘김 회장 연임에 우려하는 바는 없나’라는 질문에 “이사회와 회추위에서 절차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금융위 차원에서 금융지주에 대한 인사 개입이 없다고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은 위원장은 “(하나금융의) 회추위나 이사회도 (지배구조에 대해) 지적한 내용과 (여론이) 관심을 갖는 내용을 다 알고 있고, 거기에 맞춰 합리적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이 언급한 ‘지적한 내용’이란 민간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가리킨다. 김 회장은 2018년 3연임 도전 당시 금융감독원 반발에 부딪혔다. 최흥식 당시 금감원장은 ‘셀프 연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상시 감시팀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후 최 전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채용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중도 퇴진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지난 15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으로 김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등 4명을 뽑았다. 이날 김 회장은 은 위원장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부담이 크다. 나는 그만 둬야 하는 사람인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함 부회장의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고,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라도 김 회장이 1년간 연임하는 것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가운데 부담감을 드러낸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 내규상 김 회장이 연임하더라도 만 70세인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2021년 주총)까지 1년만 재직할 수 있다.
김대훈/오현아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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