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열살짜리 조카를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등의 행위로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그동안 이들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아왔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는 숨진 A(10) 양의 이모인 B씨와 이모부(모두 30대)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자신들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조카 A 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마구 때리고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A 양이 숨을 쉬지 않자 같은 날 낮 12시35분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이던 A 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다만 이들 부부에 대한 신상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16일 오후 경찰 내부위원 3명과 변호사, 심리학과 교수를 비롯한 외부인원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라 B씨 부부가 신원 공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범죄의 잔혹성과 사안의 중대성은 인정된다"면서도 "B씨 부부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부부의 친자녀와 숨진 A 양의 오빠 등 부부의 친인척 신원이 노출돼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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