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 등 국내 언론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선별적 지원(targeting)이 타당하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개원 5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한국은 지금까지 세 차례 재난지원금을 통해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6%에 달하는 31조원을 지출했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인 만큼 향후 공적 지출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효율적 재원 사용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주장하는 보편 지원에 비해 선별 지원의 효율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재난지원금은 공공의 재원인 만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원이 가장 필요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 지원은 보편 지원에 비해 더 큰 승수효과를 유발해 민간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에 따른 세수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특정 계층에 집중된 세율 인상보다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문제와 세원 감소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탄소세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그는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환경 관련 세금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세제를 개혁할 때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는 제도인 ‘탄소가격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경력단절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를 촉진하고, 청년에게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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