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펄어비스는 8.17% 하락한 34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40만2000원)에서 15.32% 하락했다. 5일 이후 외국인과 기관은 펄어비스 주식을 각각 121억원, 126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펄어비스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이례적인 개발사로 취급을 받는다. 여러 히트작을 보유한 경쟁사와 달리 2014년 출시한 첫 게임 ‘검은 사막’ 및 관련 지식재산권(IP)이 지난해 기준으로도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한다. 검은 사막은 차별화된 게임성으로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가운데 이례적으로 해외 콘솔 게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펄어비스가 검은 사막을 출시한 지 4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후속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히트원더’라는 평가를 받으며 횡보하던 펄어비스 주식을 끌어올린 것은 신작 붉은 사막이다. 붉은 사막은 올 4분기 출시가 예상되는 오픈월드 RPG 게임이다. 사용자의 자유도를 중시하는 게임업계 트렌드와 부합하는 기획으로 작년 12월 내놓은 예고 영상이 유튜브에서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붉은 사막 출시 후 1년 동안 845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붉은 사막 흥행을 전제로 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내년 펄어비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5276억원으로, 올해 대비 195.4%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기대가 주가에 조급하게 반영됐다는 점을 경계했다. 통상 대형 신작을 준비 중인 게임사 주가가 신작 출시 반년 전부터나 본격적으로 오르는 것과 비교하면 상승이 너무 빨리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최근 기대를 충분히 반영했고, 주가 급등의 원인 중 하나였던 공매도 쇼트커버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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