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수행비서 부당해고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류 의원은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슴 아픈 해고의 기억을 떠올렸을 노동자들, 현장 활동가들, 당원, 지지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를 섬기는 정의당 국회의원으로서 노동 가치를 더욱 품에 새기고 부족한 부분을 부단히 채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응 방식이 다소 부적절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류 의원은 "우리 사회에는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많은 시민이 있다"며 국회 보좌직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련 법령이 없으니 면직이 아무 문제가 없다 말씀드린 것이 아니라 정의당에서 부당성을 다투게 된 경위를 설명하려던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류 의원는 부당해고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부당해고가 아니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이번 논란을 "(전직 수행비서의) 해고노동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공방"이라고 규정했다.
당사자인 전직 수행비서 A씨는 류호정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류호정 의원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A씨는 류호정 의원 차량을 운전하며 SNS에 글을 쓰고 채팅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업무용 채팅이었다. 류호정 의원이 도착하기 직전 알려달라고 해서 정차 중 일정을 공유했던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류 의원에게 설명했지만 '핑계 대지 말라'는 말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의원실 관계자가 류 의원과 직접 말하지 말고 자기를 통해서만 말하라고 지시해 소통이 단절됐다. 그러면서 서로 오해가 쌓였던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차 안에서 류 의원과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보통 3~4시간 자고 출근하니 졸음운전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 "정차 중 SNS를 한 번 한 것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류호정 의원이 수차례 면직 통보하면서 기회를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류 의원이 '그렇게 하면 같이 일하기 힘들어요'라고 말하며 넘어간 적은 있다. 의원실 관계자에게도 '당신 해고야'라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화가 나서 한 말인 줄 알았다"며 "그런 말을 누가 정식 해고 통보라고 받아들이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 후로도 제가 지각이 잦아서 해고했다고 하는데 증거를 가져왔으면 좋겠다"면서 "저는 의원 일정에 맞춰 출퇴근 했기 때문에 정확한 출퇴근 기록이 없다. 제 기억에는 의원실 관계자에게 질책을 받은 후로는 지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새벽에 퇴근하고 오전 일찍 출근하는 날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대신 주4일 근무를 보장해줬다는 류호정 의원 주장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주4일이 지켜졌는데 어느 순간 주5일 출근을 요구했다. 왜 주4일이 지켜지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공식 근로조건이 아니라 '배려'였다고 하더라. 이후 저는 주5일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보좌진은 대부분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 지켜졌지만 의원을 24시간 수행해야 하는 수행비서는 그런 부분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렇게 하는 것은 '갑질'이라고 하자 의원실 관계자가 '당신 진짜 갑질 안 당해봤느냐'고 하더라.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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