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급등…뉴욕증시 부담 커졌다

입력 2021-02-17 08:33   수정 2021-02-20 00:32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부양자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국채 금리 급등은 뉴욕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1.30%로 마감했다. 전 영업일(12일) 대비 0.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선언(작년 3월11일) 직전이던 작년 2월 이후 가장 높다.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가능성,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국채 발행 확대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 10년물은 글로벌 장기 시장금리의 벤치마크로 쓰인다. 경기 회복세와 함께 국채 수익률이 서서히 오르면 문제될 게 없지만, 단기간 급등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 기업·가계의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데다 중앙은행(Fed)엔 조기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에선 국채 10년물 금리가 단기간 내 1%대 중·후반까지 치솟을 경우 증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은 기술주 중심의 주가 밸류에이션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내셔널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국채 금리가 적정한 이유로 (완만하게) 오르면 시장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일직선으로 상승할 경우”라고 지적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이날 주가 움직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4.35포인트(0.2%) 상승한 31,522.75에 거래를 마쳤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4포인트(0.06%) 하락한 3,932.59, 나스닥 지수는 47.97포인트(0.34%) 내린 14,047.5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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