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효과'에 중국 소비株가 뜬다…역대 최고가 경신한 종목

입력 2021-02-18 15:58   수정 2021-02-18 16:28


중국 ‘춘절 효과’로 중국 소비주가 급등했다. 이번 춘절에 중국 소비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됐다. 증권업계는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의류, 화장품 기업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7일간의 춘절 연휴가 끝난 18일, 코스피지수가 1.50% 하락하는 와중에도 국내의 중국 소비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야구모자 브랜드 MLB로 알려진 의류기업 F&F는 3.31% 오른 14만500원에 거래를 마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15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화장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한국콜마(9.73%)도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중국 소비재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3.96%), 신세계인터내셔날(2.17%) 역시 강세였다. 이밖에도 중국 관광이 재개되면 수혜를 볼 롯데관광개발(2.45%), 호텔신라(1.95%)가 올랐다.



이날 중국 소비재가 강세를 보인 것은 춘절 소비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춘절 소매판매규모는 8210억위안(약 140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조위안의 8부 능선을 회복했다”며 “중국 정부가 연휴에 귀향을 규제하면서 대도시에서 소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도시 북경과 상해에서는 주요 기업 매출이 각각 54억위안, 76억위안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춘절에 화장품은 작년보다 두 배 정도 수요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1년만에 상승했다. 지난 10일 PPI는 전년 동월보다 0.3% 상승했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해 2월부터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과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해 계산하는 PPI는 제조업 분야의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다.

증권업계는 중국의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 실적도 개선된다고 내다봤다. F&F는 이미 중국 소비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4% 늘어난 3457억원, 영업이익은 2.18% 증가한 72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27.70%, 16.14%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MLB 중국법인 매출이 전년보다 428.1% 늘어나며 실적을 이끌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71개이던 대리점이 현재 95개까지 늘었다”며 “올해 말까지 대리점을 250개까지 늘릴 계획이므로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F&F 실적이 발표된 다음날인 18일, 10개 증권사는 일제히 리포트 내고 모두 목표주가와 올해 실적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신한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은 18만원을 제시했다.



한국콜마와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두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예상치를 각각 959.79%, 116.36% 웃돌았다. 신수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중국 무석법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6% 증가했다”며 “가동률이 점차 상승하며 적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호텔신라 등의 카지노, 관광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아직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이 직접 한국으로 여행을 와야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경우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었지만 면세업 회복이 늦어지며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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