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가계 소득은 516만1000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을 의미하는 이전소득이 가구당 평균 63만6000원에 이르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1% 뛰었기 때문이다. 가계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모두 감소했다.
근로소득은 340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0.5% 감소했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월평균 근로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근로소득은 59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었다. 40%에 해당하는 2분위는 188만2000원으로 5.6% 감소했다. 기재부는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줄면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득분배지표는 악화했다. 분배지표인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를 기록했다. 소득 상위 20%가 소득 하위 20% 대비 4.72배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전년 동기(4.64배) 대비 0.08포인트 악화됐다. 이 같은 결과를 점검한 홍 부총리는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서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 회복 과정에서도 양극화된 K자형 회복이 우려된다”며 “당장 피해계층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1차 추경 작업에 속도를 내고 직접일자리 제공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소득은 200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 정부는 자영업 부진 여파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하고 자영업 업황 부진 등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은 소폭이나마 늘었지만 가계 월평균 지출은 감소했다. 389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다.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0.1% 감소했다. 식료품과 가정용품 등 생활 소비는 늘었지만 방역 과정에서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대면서비스업 소비 관련 지출 감소폭이 컸던 데 따른 결과다.
세금 및 공과금 지급 등이 집계되는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0.3% 감소했다. 용돈 등이 포함되는 가구 간 이전 지출은 21만4000원으로 4.0% 줄었다. 연말 기부와 성탄절 행사 등이 축소되면서 이를 포함하는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도 9만7000원으로 16.1% 감소했다. 처분 가능 소득 중 실제 소비 지출에 쓴 돈의 비율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1.7%포인트 하락했다. 4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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