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대표적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블랙록의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리더는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비트코인을 조금 해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보기 드물 정도"라면서도 "사람들은 가치 저장소를 찾고, 물가가 계속 오르고 빚이 늘어날 것이란 가정에 가치가 오를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랙록은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2개 펀드의 잠재적 투자 대상으로 추가한 바 있다.
리더 CIO의 이날 인터뷰는 최근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을 돌파한 가운데 블랙록의 투자 움직임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투자와 뉴욕멜론은행(BNY 멜론), 마스터카드 등 일부 금융사의 관련 사업 발표로 급등하는 추세다.
올 들어서만 가격이 70% 이상 뛰어오른 데 대해 리더 CIO는 "내 느낌에 기술이 진화하고 규제 역시 다수의 사람이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추가해야 한다고 깨닫는 지점까지 진화했다"며 "그래서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많은 현금을 보유 중"이라며 "듀레이션(투자자금 회수기간)도 금리도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자산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비트코인 시장 진입 이유를 설명했다.
리더 CIO는 또 "현금 자산의 일정 부분을 암호화폐와 같은 것으로 보유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블랙록은 작년 4분기 말 기준 8조6800억달러(약 960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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