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가구소득은 516만1000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3분기 1.6%에 이어 1%대 증가에 그쳤다.
소득 분류별로 보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연속 동반 감소했다. 근로소득은 340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0.5% 감소했다. 사업소득은 99만4000원으로 같은 기간 5.1% 감소했다. 가계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로·사업소득이 3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사업소득은 200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 정부는 자영업 부진의 여파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고용 충격에 따른 여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근로소득은 59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었다. 2분위는 188만2000원으로 5.6% 감소했다. 기재부는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진단했다.
소득분배지표는 악화했다. 분배지표인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4.64배에 비해 0.08배 포인트 악화됐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낮을수록 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가계의 월평균 지출은 389만2000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다.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0.1%,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0.3% 감소했다. 통계청은 "식료품과 가정용품 등 가정 내 소비는 지속 증가한 반면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대면서비스업 소비는 지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가계동향조사 관련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배악화가 완화됐다"는 모호한 표현을 덧붙여 논란이 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