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내주 금호리조트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금호리조트 원매자들은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금호석유화학이 무사히 거래를 종결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9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금호리조트 인수를 공식화한다. 지난달 금호리조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양측은 현재까지 SPA 초안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배당확대, 사외이사 교체 등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금호석화에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자, 시장의 관심은 금호리조트에 쏠렸다.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상무 측이 이사회 구성원 교체의 명분 가운데 하나로 '금호리조트 고가 인수'를 거론할 것이란 관측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박 상무 측은 금호석화의 금호리조트 인수가 다른 원매자들이 제시한 가격에 비해 400억원 가량 높은 가격에서 이뤄졌다는 점, 본업과 동떨어진 리조트 사업을 인수하는 게 기업 성장성 측면에서 시너지가 적다는 점 등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했던 일부 원매자들은 거래 무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박 상무가 주총에서 이사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새 이사진이 금호리조트 인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다. 아시아나CC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리조트는 5곳의 원매자가 본입찰까지 전부 완주하면서 대흥행을 이룬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당시 금호석화를 제외한 나머지 원매자들이 제시한 희망가격은 1000억원대 후반에서 2000억원대 초반이다. 일부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금호석화가 그 정도로 높은 가격을 쓴 줄 알았다면 우리도 더 지를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나돌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 측과 박 상무 측이 각각 향후 금호리조트 운영 수익을 앞세워 우호세력 탐색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몇몇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직접 금호리조트 경영권을 확보해야 업사이드가 많을텐데, 우군으로서 얻는 리조트 관련 이익이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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