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코로나 종식?…'족집게' JP모건의 깜짝 예측 [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1-02-19 08:28   수정 2021-02-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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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월가에서 깜짝 놀랄만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그 내용은 “이르면 4월께부터 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 것”이란 내용입니다.

‘1일 확진자수가 다시 600명대로 늘어나 4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종식이라니, 황당하다’는 독자들도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보고서를 발간한 곳이 다름 아닌 JP모건이기에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보게 됩니다.

“코로나 40∽70일 내로 급감”

JP모건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작년 초부터 이 역병(疫病)의 확산 추세를 족집게처럼 맞춰온 곳으로 명성이 높은 미국 증권사입니다. 지난해 2월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3월20일 정점에 달하고 확진자가 최대 1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국내 방역당국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반박했으나, 시기만 다소 차이 났을 뿐 JP모건의 예상이 적중했었죠. 이후에도 11월에 “(보고서 작성일인 18일을 기준으로) 2주간 한국 내에서 매일 400~500건의 신규 감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JP모건은 “현재 추이를 볼 때 코로나가 40~70일 내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염이 둔화하고 있으며 백신 보급과 자연면역, 계절성 등으로 2분기에 팬데믹이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25개 국가의 확진 추이 역시 백신 접종이 10% 증가할 때마다 평균 감염환자 비율이 백만 명당 117명꼴로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JP모건의 팬데믹 종식 예측이 미국에 국한된 것인지, 전 세계가 다 해당되는 것인지 명확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전망의 근거로 ‘백신’을 든 것을 보면 한국에서도 2분기 중 코로나가 종식 단계에 접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4차 유행 위기’ 국민 탓한 정부

물론 JP모건의 예측이 이번에도 적중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백신 접종 시작 시기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 수준으로 늦추는 참사를 일으켜 놓고 ‘국민들의 해이해진 방역의식’을 질타하는 상황에서 이런 전망을 접하게 되니, 참담한 심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전 세계적으로 우리 국민들보다 더 정부의 방역지침을 잘 따라준 국민들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끝까지 ‘백신 참사’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4차 대유행 위기를 국민 탓으로 돌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직 백신이 우리나라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개발한 국내 업체를 언급하며 “K방역의 우수성을 또 한 번 보여줬다”고 치켜세운 것은 참담한 현실부정일 뿐입니다. “백신수송 훈련을 한다”며 야단법석을 떠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코로나 팬데믹이 가장 늦게 종식될지도 모르는 현 상황에 대한 진솔한 ‘자기반성’일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상황에 이르게 만든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묻기도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이 없이 2분기에 우리나라를 제외한 전 세계 주요국에서 코로나 팬데믹 종식이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때도 정부가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오산이자 오판일 것입니다. 송종현 논설위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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