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사진)가 퀴어축제와 관련해 밝힌 '거부할 권리'의 중요성을 두고 정치권이 시끌벅적하다. 그동안 금기시됐던 성소수자 관련 이슈에 안철수 예비후보가 소신 있는 발언을 하고 나서면서 핵심 이슈로 성소수자 문제가 떠올랐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진행된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제3지대 단일화 토론회에서 성 소수자들의 거리 축제 행사인 '퀴어 퍼레이드'를 두고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성소수자 문제는 동성결혼과 트랜스젠더 군 복무 허용을 두고 국론분열 양상을 빚은 미국처럼 어느덧 우리나라에서도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민감한 정책 의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가 정의당과 진보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일도 있다. 정의당은 안철수 예비후보의 발언 직후 "정치혐오를 그만두라"며 비판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번 퀴어축제 논쟁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실속을 챙긴 사람은 여권에서조차 안철수 예비후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화 승리를 위한 주요 공략 지대인 보수로 외연을 넓힘은 물론이고 민주당 지지층 중 중도적 성향을 가지는 이들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민주당 역시 기독교계 표심 등을 고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늘 애매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 중에서도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알레르기처럼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이들이 있다"며 "안철수 예비후보는 보다 폭넓은 표심을 잡기 위해 이러한 발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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