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갑자기 알람이 울렸다. 반려견이 ‘왈왈’ 짖은 직후였다. 이상신호를 감지한 주인이 반려견의 귀에 쏙 들어가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자 인공지능(AI)이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이처럼 집에서 반려동물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활동량부터 털 속 피부, 짖는 소리 등 반려동물에 특화된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비보존헬스케어도 지난 17일 펫드라이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LED(발광다이오드)와 원적외선을 활용해 세균, 냄새를 제거하는 쪽으로 제품 차별화에 나선다. 비보존헬스케어 관계자는 “올 하반기 국내와 일본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축 건강 관리에 주력하던 유라이크코리아도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함께 일본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소, 양 등의 피부에 삽입한 열감지 센서칩을 통해 체온, 활동량을 실시간 감지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반려동물 분야에선 스마트폰 앱과 열감지 센서칩을 연동해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알파도는 플랫폼보다 기기(디바이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중순 ‘펫바디 스캐너’를 출시할 계획이다. 볼펜 형태로 된 카메라로 반려견의 귓속과 털 속 피부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근적외선과 초음파를 이용한 혈당진단기기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소변검사키트는 이미 판매하고 있다. 지영호 알파도 대표는 “AI로 반려동물의 눈, 치아, 피부 영상을 분석하면 백내장, 결막염, 외이염, 피부병 등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물만의 특징인 ‘짖는 소리’에 초점을 둔 회사도 있다. 펫펄스랩은 반려견 음성을 실시간 분석해 행복, 슬픔, 분노, 불안, 안정 등 5개 감정으로 해석해주는 목걸이인 ‘펫펄스’를 내놨다. 견종, 성별, 크기, 출생일 등의 정보를 입력한 뒤 사용 가능하다. 80여 견종을 대상으로 짖는 소리 1만여 개를 분석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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