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는 통상 연말연초에 가격 인상을 발표한다. 원자재 가격 인상, 인건비 부담 상승 등을 이유로 든다. 한 업체가 총대를 메면 다른 기업이 뒤따르는 식이다. 올해도 햇반부터 빵 햄버거 통조림 등 주요 품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라면업계도 눈치를 보고 있다. 다른 품목보다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이 커서 선뜻 못 나서고 있다. 인상 발표를 했다가 번복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즉석밥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도 지난달 말 출고가를 7~8% 올렸다. 술값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 정부가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주세를 개편하면 주류 제조사가 세금 부담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파리바게뜨와 맥도날드, 롯데리아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도 연초 가격 인상에 나섰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오뚜기가 대형마트에 공문을 보냈다가 자진 철회하면서 다른 라면업체들도 인상 여부와 시기를 놓고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기업 부장은 “라면의 주원료인 밀가루와 팜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물류비용 증가로 가격인상 압박이 상당하다”며 “연말이 되면 인상 압박이 한계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통 전문가들은 “재료비 인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그 전에 공장설비 자동화로 인건비를 절감하거나 원재료 구매처를 다변화하고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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