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북한 지원 가능성에 대해 "여건이 마련된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세균 총리는 23일 공개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의료 협력과 인도적 지원은 언제나 가능하지만 현재 대화가 잘 되고 있지 않아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른다). 우리의 선의가 그대로 받아들여져야지, 오해가 되면 선의가 무색해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세균 총리는 "보건의료 협력과 인도적 지원은 언제나 가능한 이야기다. 인도적 보건의료 협력, 스포츠 교류 등부터 시작할 수 있다면 남북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미국과 한국, 나아가 일본과도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하노이 딜이 깨진 것을 아쉬워할 것이라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세균 총리는 "북미 대화가 대한민국의 중재를 통해 이뤄졌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북한이 정상국가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하지 않겠는가"라면서 "대화를 하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또 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관계가 복원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비밀이 아니고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과거에 북미 대화나 남북 대화를 하기 이전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고 지혜롭게 방침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또 그렇게 되도록 한국이 노력을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엔 "출마를 결심한 게 아니기 때문에 답변을 조심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출마 여부를 답할 적절한 시점에 대해서도 "노바디 노우즈(Nobody knows·아무도 모른다)"라고 답했다.
오는 9월까지 전 국민 70%에 백신 1차 접종을 마친다는 정부 목표에 대해선 "한국이 '빨리빨리'엔 선수다. 가능한 목표"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북한 지원을 거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코로나19 백신의 북한 지원을 언급한 직후, 북한이 외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정부의 입장이 거절당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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