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EUV(극자외선) 스캐너 기계장치 구입을 위해 2025년 12월까지 4조7549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자산 총액 대비 7.3%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 상대방은 세계 유일한 EUV 장비 제조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차세대 공정 양산 대응을 위한 EUV 장비 확보 차원"이라며 "총 5년에 걸쳐 EUV 장비를 취득할 예정이며 개별 장비의 취득시마다 분할해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V는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넣는 노광 공정에 활용된다. 기존 불화아르콘(ArF) 광원에 비해 파장의 길이가 14분의 1 미만으로 짧다. 그만큼 회로를 더 얇고 세밀하게 그릴 수 있어 반도체 미세화 공정의 핵심으로 불린다.
현재 EUV 노광기술을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다. 이들 업체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제조공정에 EUV 장비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나노 4세대 D램에도 EUV 공정을 적용해 양산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불화아르곤을 활용해 회로를 그린 메모리 반도체를 주요 생산하다 최근들어 EUV 공정을 도입하고 있다. 현재 EUV를 적용한 제조공정 개발이 막바지게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 1대당 가격은 평균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번 투자를 통해 10~20대의 EUV 장비를 도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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