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국민의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를 것을 요구하자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로 삼자는 건가"라고 따져 물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백신은 과학"이라며 먼저 맞겠다고 나섰다. 장 의원이 "국민의힘은 완벽하게 검증받지 못한 백신 추정 주사를 국민에게 주입하자고 하고 있다"고 말한 지 한 달 만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받은 백신을 '백신 추정 주사'라고 부르며 불안감을 부추긴 여당 의원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시작을 앞두자 180도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백신은 접종하는 것이지 정쟁용이 아니다"며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백신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나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라도 나서서 먼저 맞겠다"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에는 야당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요구에 대해 '일본 731부대의 망령이 부활한 것 같다'는 주장을 해 논란이 일었다. 장 의원은 지난달 8일 '국민의힘 주장, 백신 추정 주사를 놓아 '코로나 마루타' 하자는 것'이란 제목의 글에서 "현재의 코로나 백신은 국내에서는 완성품이 아닌, 백신 추정 주사일 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완벽하게 검증받지 못한 백신 추정 주사를 국민에게 주입하자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로 삼자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장 의원은 마루타 관련 표현을 슬그머니 수정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이 임박하자 장 의원은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 장 의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번 주 금요일에 시작된다"며 "백신접종은 원칙대로,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접종대상자들 가운데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약 93%"라며 "백신은 접종하는 것이지 정쟁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백신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나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라도 나서서 먼저 맞겠다. 언제라도 소매 걷고 준비하겠다"라며 "정쟁으로 몰아가 불신을 조장할 시간에 민생회복과 위기극복에 함께 힘쓰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신_대신_백신', '#백신은_과학', '#모두를_위한_백신', '#vaccine_4_all', '#팔_걷었습니다'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인 장 의원은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장, 전국청년당 위원장 등을 거쳐 21대 국회에서 당선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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