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올 하반기 한국에 다시 사무소를 꾸리기로 하고 로펌을 고용해 관련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블랙스톤이 한국 내 투자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사무소를 재개설하겠다고 알려왔다”며 “설립 형태나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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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블랙스톤이 돌아오게 된 배경에는 한국 기관투자가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작용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해석이다. 블랙스톤은 펀드 조성 때마다 국민연금(NPS)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국내 기관(LP)으로부터 적지 않은 자금을 받아가는 운용사(GP)다.
이런 대형 GP들이 앞으로는 한국에 사무소도 만들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국내 기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글로벌 PEF 중 국내 자금을 받아 가기만 하고 사무실 운영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아무래도 언어 장벽이나 시차 탓에 커뮤니케이션하기 답답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협력대사를 맡고 있는 최희남 KIC 사장은 최근 블랙스톤 고위 경영진과의 통화에서 한국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GP들에 “한국에 들어오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보내며 ‘대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KIC는 자산을 위탁하기 위한 해외 운용사(GP)를 선정할 때도 국내 진출 여부를 따져 가점을 부여한다. ‘금융 중심지 육성’을 강조해 온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 사장의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반 전 서울 청담동에 임시 거처를 꾸렸던 베인캐피탈도 조만간 삼성동에 정식 사무실을 내고 운용 대상을 적극적으로 물색할 계획이다. 베인캐피탈 관계자는 “1년여 전에는 투자 인력이 5명 미만이었는데 올 연말께는 10명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블랙스톤 역시 이번에 사무소를 만들면 국내 기업 및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기관들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로펌 관계자는 “국내에 사무소를 꾸린 PEF라 하더라도 과세 문제 때문에 투자 집행의 최종 권한은 홍콩이나 조세회피처에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은/차준호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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