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절벽'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집값을 내리지 않으려는 집주인과 집값이 내려가길 기다리는 매수자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신고가 거래와 전고점보다 수천만원 내린 거래가 동시에 이뤄지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거래 신고 기간(30일)이 더 남아 있어 1월과 2월 거래량은 다소 늘어나겠지만, 1월은 6000건 안팎, 2월은 3000건 내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새해 들어 거래가 크게 줄어 반 토막이 났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면 가격도 오르고, 반대의 경우 가격이 조정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매물도 최근 조금씩 쌓이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매매)은 4만1081건으로, 열흘 전(3만9721건)과 비교해 8.6% 늘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도 같은 기간 매물이 1만779건에서 1만1249건으로 4.4% 증가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2차 전용면적 74㎡는 이달 1일 24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이 아파트는 해당 평형이 작년 12월 23억5000만원(1층)에 이어 올해 1월 24억원(6층)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달 다시 신고가 기록을 썼다.
압구정 현대6차 전용 196㎡의 경우 작년 7월(48억원 신고가) 이후 거래가 없다가 7개월 만인 지난 22일 54억5000만원(6층)에 거래되며 6억5000만원 올랐다. 압구정동 A 공인 대표는 "매물이 늘고는 있지만, 급매가 나오는 상황은 아니다"며 "집주인들도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어 거래되면 신고가"라고 전했다.
반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는 지난달 31억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이후 이달 들어 계약한 2건의 거래가 각각 3일 29억5000만원(22층), 6일 28억원(11층)으로, 한달새 최고 가격 대비 1억5000만∼3억원 내렸다. 현재 부동산 포털 정보에 해당 평형 매물은 27억5천만∼31억원에 올라와 있다.
반포동 B 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크게 낮추지는 않지만, 보유세 걱정을 하거나 이제 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하는 집주인이 몇천만원 정도 가격을 낮춰주면 고민하던 매수자들이 달려들어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로구 개봉동 D 공인 대표는 "현대아이파크 84㎡의 경우 작년 말 9억3000만원까지 오른 뒤 올해 들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작년 초 6억5000만∼7억원에 거래되던 것이 1년 만에 2억∼3억원이나 올라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지만,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집값을 내리는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광명·시흥 신도시 계획에 따른 영향을 지켜보자며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물량은 많지만, 서울 중심부와 거리가 있어 교통망이 제때 확충되지 않는다면 당장 서울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매물 조금씩 쌓이는 중…집값 조정받나?
26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이날까지 1097건 이뤄진 것으로 신고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만660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6·17대책과 7·10대책 등의 영향으로 7월 1만644건에서 9월 3697건으로 크게 주저앉았다가 10월 4376건, 12월 7514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지난달 5567건으로 다시 거래량이 줄었고, 이달에도 거래가 크게 감소했다.거래 신고 기간(30일)이 더 남아 있어 1월과 2월 거래량은 다소 늘어나겠지만, 1월은 6000건 안팎, 2월은 3000건 내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새해 들어 거래가 크게 줄어 반 토막이 났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면 가격도 오르고, 반대의 경우 가격이 조정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매물도 최근 조금씩 쌓이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매매)은 4만1081건으로, 열흘 전(3만9721건)과 비교해 8.6% 늘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도 같은 기간 매물이 1만779건에서 1만1249건으로 4.4% 증가했다.
강남권 재건축은 강세…다만 최고점 대비 1억 이상 내린 단지도
강남 3구의 경우 재건축 단지는 사업 추진 기대감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일반 단지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여전히 눈에 띄지만, 전고점 대비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가격이 내린 거래도 확인된다.강남구 압구정동 미성2차 전용면적 74㎡는 이달 1일 24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이 아파트는 해당 평형이 작년 12월 23억5000만원(1층)에 이어 올해 1월 24억원(6층)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달 다시 신고가 기록을 썼다.
압구정 현대6차 전용 196㎡의 경우 작년 7월(48억원 신고가) 이후 거래가 없다가 7개월 만인 지난 22일 54억5000만원(6층)에 거래되며 6억5000만원 올랐다. 압구정동 A 공인 대표는 "매물이 늘고는 있지만, 급매가 나오는 상황은 아니다"며 "집주인들도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어 거래되면 신고가"라고 전했다.
반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는 지난달 31억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이후 이달 들어 계약한 2건의 거래가 각각 3일 29억5000만원(22층), 6일 28억원(11층)으로, 한달새 최고 가격 대비 1억5000만∼3억원 내렸다. 현재 부동산 포털 정보에 해당 평형 매물은 27억5천만∼31억원에 올라와 있다.
반포동 B 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크게 낮추지는 않지만, 보유세 걱정을 하거나 이제 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하는 집주인이 몇천만원 정도 가격을 낮춰주면 고민하던 매수자들이 달려들어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관구 등 중저가 단지 매수세 꾸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이른바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에도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아파트 인근 C 공인 대표는 "작년 초 4억원에서 하반기 5억원까지 올랐던 84㎡가 이달 6억원 턱밑에서 거래됐다"며 "서울에 6억원 아래 아파트가 씨가 말라가는데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분위기와 집값이 너무 오른 것 아니냐면서 망설이는 분위기가 혼재한다"고 전했다.구로구 개봉동 D 공인 대표는 "현대아이파크 84㎡의 경우 작년 말 9억3000만원까지 오른 뒤 올해 들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작년 초 6억5000만∼7억원에 거래되던 것이 1년 만에 2억∼3억원이나 올라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지만,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집값을 내리는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광명·시흥 신도시 계획에 따른 영향을 지켜보자며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물량은 많지만, 서울 중심부와 거리가 있어 교통망이 제때 확충되지 않는다면 당장 서울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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