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대한 품목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자문 결과를 밝혔다. 지난 23일 열렸던 검증 자문단의 의견과 동일하다.
중앙약심위는 만 16세~17세 청소년까지 접종 연령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16세 이상 청소년의 면역반응이 성인과 다르지 않아서다. 내일부터 코로나19 의료진에게 접종이 시작되는 화이자 백신은 특례수입된 물량으로, 만 18세 이상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거쳐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물량에 대해서는 16세부터 접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앙약심위는 '16~17세 청소년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성인의 자료로부터 외삽되었다'는 내용을 허가사항에 기재하도록 권고했다. 외삽은 범위 밖의 값을 통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현재 미국도 화이자 백신의 허가사항에 동일한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검증 자문단의 의견과 동일하게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이상사례는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과거 아나필락시스 등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난 이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투여 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추가됐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5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의 이송 및 저장온도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허가했다. 지난 19일 화이자는 '영하 25도~영하 15도' 수준에서도 백신이 효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새로운 데이터를 FDA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영하 80도~영하 60도 사이'의 극저온에서 일반 냉동고 수준으로 보관 온도가 변경됐다.
화이자 백신은 유전물질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개발한 백신이다. mRNA는 외부 온도나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해 쉽게 분해되는 물질로, 보관과 운송 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백신접종소에서는 고가의 초저온 냉동고를 별도로 구입하고, 운송 중에도 지속적으로 드라이아이스 등을 추가해 온도를 유지해야 했다. 보관 온도에 대한 기준이 완화되며 이런 불편함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화이자는 아직 국내에 냉장보관과 관련한 추가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박인숙 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화이자가 국내에 신청한 보관 온도는 영하 90도~영하 60도로, 냉동보관에 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며 "추후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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