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초대권 사고팔고, 인싸들만 말하고
클럽하우스 초기 이용자들이 언급한 가장 큰 문제점은 ‘SNS의 권력화’였다.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초대장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운 SNS의 등장에 MZ세대는 돈을 주고서라도 기꺼이 그 대열에 합류하고자 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앱에도 클럽하우스 입장권을 유료로 판매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클럽하우스 이용 방식도 다소 수직적인 위계에 따라 운영된다. 방장(Moderator)이 방을 열면 소수의 대화 참여자(Speaker)를 정할 수 있다. 방장이 선택하는 참여자만 발언권을 얻으며 나머지는 청취만 가능하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는 수많은 팬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기존 특정 계층이 갖고 있는 SNS 상의 권력을 강화하는 형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개인정보 새는 클럽하우스…사생활 보호는 어디로?
설 연휴부터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권 모(28)씨는 최근 클럽하우스를 탈퇴했다고 말했다. 권 씨는 그 이유로 ‘사생활 보호가 전혀 되지 않는 공개적 서비스’라는 점을 꼽았다. 폐쇄적인 서비스 입장 방식과는 다르게 서비스 이용 방식은 공개적이다.
권 씨는 내가 어떤 방에 들어가 있는지 팔로워들도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불편하다고 답했다. 기존 SNS 서비스에 있는 프로필 비공개 기능이 없어 자신의 정보를 전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권 씨는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깔았던 SNS인데 특정 팔로워가 연동된 인스타그램도 팔로우하고 내 일상을 보는 것이 꺼림칙했다”며 “인스타그램 연동을 해제하고 클럽하우스만 이용하려고 했지만 내 취향과 목소리, 대화까지 모두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이 부담이 돼 탈퇴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오 모(24)씨는 “예전에 차단한 동창들까지 전부 팔로워 목록에 떠서 당황스러웠다. 내 연락처가 없더라도 상대방이 내 연락처가 있다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날 팔로우할 수 있어 일일이 차단해야 했다”고 불편함을 설명하기도 했다.
클럽하우스는 실제로 사용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있나
클럽하우스 개발사는 녹음이나 녹화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 조치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개발자 김 모(29)씨는 “실제로 녹음이나 녹화를 할 수 없는지 확인해 봤다. 앱을 구동하고 있는 기기에서도 녹음이나 녹화를 할 시 서비스가 중지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만 노출될 뿐 대화를 노출한 사람을 잡아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앱을 구동하는 기기가 아닌 외부 스피커로 대화는 충분히 녹음될 수 있다. 김 씨는 나눈 대화가 저장되지 않는 휘발성 콘텐츠를 믿고 너무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스트리밍 한 영상이 올라와 있기도 했다. 최근 클럽하우스는 한 해커가 오디오와 메타데이터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인정하며 보안 정도에 대한 걱정을 증폭시키고 있다.
보안업계 전문가들은 “해킹 수준은 예전보다 훨씬 고도화됐다. 이용자의 연락처를 전부 연동하는 서비스임에도 개인정보 보호 단계에 대해 너무 섣부른 확신을 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현재로서는 서비스 시작 1년 차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경각심 있는 접근과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인 클럽하우스 측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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