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영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최근 AI 스피커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가 노년층의 인지기능 향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세계적 의료정보학·헬스케어 분야 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AI 스피커 기반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 치매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의학적으로 검증한 첫 사례다.
두뇌톡톡은 SK텔레콤과 이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주요 일선 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인지기능 강화를 위해 활용하는 메타기억훈련(MMT)을 음성 기반 AI로 구현했다. 이용자는 AI 스피커가 제시하는 퀴즈를 푸는 형태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지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이 교수는 “AI 스피커를 통해 MMT를 진행해도 오프라인에서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전까지는 기억 훈련을 하려면 병원 및 치매예방센터까지 찾아와야 했지만 AI 스피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훈련 횟수가 늘어날수록 효과가 커진다는 점에서 AI 스피커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며 “어르신들이 AI 스피커를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AI 스피커는 물론 스마트폰 기반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아 병원에서 처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솔루션 고도화를 위해 이모코그라는 스타트업도 설립했다. 그는 “해외에는 아직까지 AI 스피커를 활용한 치매 예방 플랫폼이 구축되지 않았다”며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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