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은 항공기를 구매나 임차 방식으로 도입한다. 대당 가격이 최소 1000억원 넘는 거액이어서 LCC들은 주로 항공기를 빌린다. 문제는 빌린 항공기가 많을수록 리스료도 불어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이 1년 내 갚아야 하는 리스 부채는 141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리스 이자 비용만 150억원이다.
리스 항공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기단 운용계획을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항공기는 대부분 반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169대였던 보유 항공기를 159대로 10대 줄였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도 두 대를 반납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 맞춰 규모를 키워 새롭게 시작하려는 통합 LCC가 출범 전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화물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LCC는 여객 수요에 의존하고 있어 매분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여객은 전년(1억2337만 명)보다 68.1% 감소한 3940만 명으로 집계됐다. 여객 수가 400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3361만 명)과 1999년(3789만 명) 이후 20여 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 국제선 여객은 전년보다 84.2% 급감한 1424만 명에 그쳤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항공사에 대한 추가 정책금융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CC들은 현 상황이 계속되면 올 상반기 이후 보유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유상증자와 대주주 사재 출연 등 자구책과 병행해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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