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 가격 상승에 20년래 '최고가'…"19만원 간다"

입력 2021-03-02 11:05   수정 2021-03-02 11:07

SK하이닉스가 20년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D램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진행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로 최고 19만원을 제시하고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오전 10시30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3500원(2.47%) 오른 1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엔 15만500원까지 터치하면서 2001년 이후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이같은 주가 급등의 배경은 실적 개선 기대감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을 판단하는 기준인 디램(DRAM)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PC용 디램(DDR4 8기가바이트) 제품 현물 평균가는 지난 1일 4달러37센트를 기록했다. 디램 현물가격이 4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제시했다.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망,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의 박유악 연구원은 "PC 및 스마트폰 수요 호조 영향으로 디램과 낸드(NAND)의 출하량이 기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디램 가격도 서버 디램 수급 개선 영향으로 기대치를 소폭 상회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각각 18만원, 17만원으로 목표가를 상향했다. 디램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전망돼서다. 증권사들은 2분기 디램 고정거래가격이 1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암호 화폐 채굴 수요 증가로 그래픽 디램 수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채굴에 이용되는 엔비디아RTX 30 시리즈는 시장에서 구할 수 없을 정도로 판매가 양호한 가운데 디램 공급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낸드 부문의 경우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점도 주목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176단 3D 낸드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도 연구원은 "최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1'에서 자체 개발 컨트롤러를 탑재한 P31 SSD를 발표했는데 시장의 평가가 양호했다"며 "적자 지속 중인 낸드 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여기에 경쟁사인 마이크론 대비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업황의 회복, 마이크론과 비교할 때 실적 면에서 우위에 있음에도 현재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마이크론의 89%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향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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