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자료를 보면 비법인기업(자영업자)의 예금은행 대출금 잔액은 작년 4분기 말 398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2019년만 해도 자영업자의 예금은행 대출은 분기당 평균 5조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장 많이 늘었던 2019년 3분기 증가액은 6조9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작년 1분기 7조6000억원 불어나더니 2분기에 증가폭이 21조2000억원으로 치솟았다. 3분기엔 9조1000억원으로 내려왔지만 4분기 증가폭은 다시 10조원을 넘겼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로 자영업자 경영난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기준 거리두기 조치는 작년 11월 24일 1.5단계에서 2단계로, 12월 8일 2.5단계로 격상됐다.
자영업자가 많은 서비스업 대출금의 증가세도 가파르다. 작년 4분기 서비스업 분야의 예금취급기관(은행+비은행) 대출금은 전분기보다 28조7000억원 증가한 880조8000억원이었다. 서비스업 대출금은 작년 1분기 34조원, 2분기 47조2000억원, 3분기 28조9000억원 늘었다. 2019년 분기당 평균 증가액(16조200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영향으로 숙박과 음식점업 등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대출금 증가로 이어졌다”고 했다.
반면 제조업 대출금은 전분기보다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제조업은 수출 개선 등으로 업황이 회복된 데다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이 증가한 게 대출금 감소로 이어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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