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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서초동 ‘삼성 딜라이트’에서 열린 삼성전자 TV 신제품 체험 행사에는 현미경이 놓여 있었다. 유리 샬레(유리접시)에 들어 있는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칩을 확대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현미경이다. 높이 기준 일반 LED 칩의 40분의 1에 불과한 퀀텀 미니 LED 칩은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삼성전자가 이날 출시한 미니 LED TV ‘네오 QLED’에는 이런 초소형 칩이 백라이트에 촘촘히 들어간다.
네오 QLED TV에 쓰인 미니 LED 칩은 일반 LED뿐 아니라 기존 미니 LED 칩보다도 작다. LED 소자가 작을수록 백라이트에 더 많은 칩을 배치할 수 있다. 화면 표현은 그만큼 세밀해진다. 삼성전자는 100~2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인 미니 LED 칩에 렌즈 대신 얇은 막을 씌워 각 소자가 빛을 더 정교하게 전달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화면 밝기를 12bit(4096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밝기 단계가 높을수록 어두운 영역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표현할 수 있다. 대부분 밝기 단계가 10bit(1024단계)인 타제품과 비교하면 화질이 더 부드럽고 선명하다.
TV에 탑재된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네오 퀀텀 프로세서’도 기존 단일 신경망에서 16개 신경망으로 진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 명의 요리사가 모든 요리를 하다가 16명의 요리사가 분업하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저화질 영상도 4K·8K로 바꿔주는 화질 업스케일링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는 의미다.
올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쇼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마이크로 LED TV도 행사에 등장했다. CES 2021에서 공개한 110인치 제품에 이어 99인치와 88인치 제품도 볼 수 있었다. 마이크로 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100㎛ 크기의 LED 칩 2400만 개를 기판 위에 이어붙여 만든다. 화면이 작을수록 소자 크기와 간격이 줄어들어 제조하기엔 더 까다롭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99인치 제품을 전 세계에 출시하고, 88인치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추가로 76인치 제품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력제품 마케팅에 더해 ‘거거익선’ 트렌드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출시되는 TV 라인업에서 국내 기준 85인치 모델 수를 50% 늘렸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올해도 혁신 기술과 소비자 중심 제품으로 TV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친환경·접근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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