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에선 특기할만한 일들이 여럿 일어나고 있다. 지난 두달간은 SPAC 붐, 레딧 등 소셜미디어 기반 개인투자자들의 출현 등 두 달간 가지각색 현상이 나왔다. 그리고 이번엔 채권시장이 움직였다.
지난 일주일간 사람들은 채권시장의 중요성을 주목했다. 구글 검색에서 채권 수익률을 찾아본 검색량은 지난주 전세계적으로 급증해 5년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간 비교적 차분한 편이었다.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그랬다. 채권 수익률은 세계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등 구조적 변화와 함께 거의 35년 동안 하락해 왔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업들은 돈을 더 싸게 빌릴 수 있게 했다.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할인율도 낮아졌다. 이때문에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비롯해 각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는 상승하게 됐다.
이 기간 동안 금리 상승으로 인해 시장이 궤도를 이탈한 사례도 나왔다.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이 대표적이다.
작년엔 금리 하락세가 지속됐다. 작년 여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50%로까지 내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경기회복 전망이 개선돼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면서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줬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미국이 완전고용을 이룰 때까지 단기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때문에 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면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해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게 되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몇 주 동안 이같은 장기금리 상승세는 더 심해졌다. 이때문에 금리가 더 오르면 그간 주식시장 랠리가 끊길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UBS는 이같은 우려가 지나친 걱정이라고 본다. 2010년 이후 베어 스티프닝은 높은 주식 수익률과 연관됐기 때문이다. 베어스티프너 시기 연간 수익률은 23.6%였고, 그렇지 않은 기간 연간수익률은 8.8%였다.
Fed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장기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증시엔 좋은 일이다. 성장전망은 좋아지고 있고, Fed는 이같은 분위기를 멈출 생각이 없다는 얘기라서다.
UBS는 Fed가 향후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반대되는 얘기를 내놓을 것으로 본다. 아마 한동안 인플레이션이 2%를 소폭 넘고, 완전고용이 이뤄져야 금리인상 기조를 채택할 수 있다는 얘기를 되풀이할 것이다.
UBS는 각국 경제가 코로나19 봉쇄 이후 더 개방되고,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실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수익률곡선 경사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과정이 일정하진 않을 것 같지만, 통상 베어 스티프닝과 함께 나타난 수익률 상승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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