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와 관련된 모든 행정명령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텍사스 내 사업장들은 100% 정상 개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관련 엄격한 행정명령의 철회 시효는 이달 10일부터 발생한다.
이번 결정은 백신 배포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사망률 역시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최근들어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입원·사망률은 눈에 띄게 감소해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7일간의 평균 감염률은 직전 기간 대비 13.5%, 입원율은 11.3%, 사망률은 23.8% 각각 줄었다.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자연 면역 효과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에선 여러 주(州)에서 경제 재개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몬태나·아이오와주는 이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주는 총 13곳으로 늘어났다.
매사추세츠주는 이달 1일부터 식당에 대한 수용 인원 제한을 전면 해제했다. 뉴욕시 역시 지난달 12일 식당의 실내영업 재개를 허용한 데 이어 같은 달 26일부터는 수용인원을 종전 최대 25%에서 35%로 확대했다.
CDC는 코로나 방역 관련 추가 완화 조치를 검토 중이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고위 관료들을 인용해 “백신을 접종한 사람끼리는 소모임을 가져도 좋다는 권고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번 권고안은 미국인들이 업무와 학교, 놀이의 과거 리듬으로 돌아가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첫 신호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백신을 2회 접종한 미국인들은 집 안에선 안전하게 교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텍사스주의 섣부른 봉쇄 해제 조치가 파국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 2~3개월간은 종전과 같은 고도의 방역 태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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