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의 '작심발언'이 여의도를 강타했지만 여당은 침묵하고 있다. 일부 '강성친문(문재인 대통령)' 의원들이 비판 공세를 높이고 있지만 당 차원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윤석열 발언 두고 공식 논평 없어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른바 '때릴수록 커지는 윤석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앞선 '추(추미애)-윤 갈등' 국면을 거치며 오히려 윤석열 총장의 존재감을 키운 전력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윤석열 총장은 지난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며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입법 강행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석열 총장이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극한 갈등 속에서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했던 바 있다. 이번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은 그동안 윤석열 총장의 사퇴를 줄곧 요구해왔다. 그런 만큼 윤석열 총장의 발언은 여권을 향한 메시지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총장이 여권의 중수청 강행 기류를 차단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총장직 사퇴'를 꺼내 들었다는 것.
윤석열 총장은 중수청에 관한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취합한 뒤 '추가 입장'을 낼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검찰 내부의 반발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반대 목소리를 더 키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가 입장은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일부 '강성친문'들만 윤석열에 공개 비판 목소리
윤석열 총장이 이날 작심 발언을 내놓은 데 이어 추가 입장까지 예고하면서 남은 4개월의 임기 동안 대국민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의 퇴임 이후 행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그가 직을 걸고 여론전에 나서면 정치적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윤석열 발(發) 이슈'가 커지는 것에 불편한 모습이다. 추미애 전 장관과의 갈등 국면서 윤석열 총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지만 결국 그를 대선 주자로 키워줬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판세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야권과 달리 당 차원에서 공식 논평을 내놓지도 않았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임기를 4개월 남겨둔 검찰총장의 말씀이고 국회의 역할은 충실히 진행할 것"이라고만 간단히 당의 입장을 전했다.
일부 강성친문 의원들 정도만 윤석열 총장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총장의 인터뷰가 언론에 공개된 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불과 몇 개월 남겨 놓지 않고 직을 건다고 하면, 그건 우스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총장의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다시 이어지는 공무원의 정치 행보"라고 적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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