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5000억원 규모 원화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고 2일 발표했다. 친환경 또는 사회적 사업 분야 지원을 목적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이다.
영구채 형식 신종자본증권이 아닌 만기 10년의 후순위채 방식이다. 발행금리는 국고채 10년물 금리에 0.41%포인트를 가산한 연 2.26%다. 발행 스프레드는 역대 시중은행 원화 후순위채권 중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19일 3500억원 규모 발행을 예정하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총 7200억원의 청약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덕분에 당초 계획보다 1500억원 증액해 발행했다. 일정 조건하에서 규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17.2%에서 0.2%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반적인 금리 상승 기조 속에서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비결은 이번 후순위채가 ESG채권이라는 점이다. 국민은행은 채권으로 마련한 자금을 기후변화 적응,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와 사회적 금융 분야에 전액 사용하기로 했다. 사회적 채권이란 저소득층, 장애인, 취약 집단(자연재해 피해자 등) 등에 대한 대출 뿐만 아니라 지원 대상 계층에 대한 상수도 등 제반인프라와 주택공급 프로젝트 등 광범위한 목적의 사업 금융에 자금을 공급하는 채권이다. 고용창출 기업에 대한 금융도 포함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ESG 경영 정책의 일환으로 지속가능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등 ESG 분야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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