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의 자신감…'금융당국 권고' 넘긴 22.7% 배당 결정

입력 2021-03-03 15:16   수정 2021-03-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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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이 권고한 수준 보다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은행권에서 당국의 권고치 보다 높은 배당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도 기말 배당금을 주당 1500원으로 결정했다고 3일 공시했다. 보통주 배당금 총액은 7738억원, 배당성향(당기순이익을 배당금총액으로 나눈 값)은 22.7%였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414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신한금융의 이번 배당 성향은 2019년(25.97%)에 못미치지만 금융위원회가 올해 권고한 배당 성향을 넘는 수치다. 금융위는 앞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금융지주들에 지난해 순이익의 20% 내에서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 성장률을 -5.8%로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금융지주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다. 국내 금융지주에서는 신한금융만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다른 지주들의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고도 잇따라 당국의 배당 권고를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달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순이익 대비 20%를 배당하기로 했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도 지난 2일 순이익의 20%를 배당하겠다고 결정했다.

4대 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우리금융이 배당을 결정하지 않았다. 오는 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당국의 권고를 수용해 20% 내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당국 지침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배당을 주기로 한 것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외국인 주주에 대한 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일본인 주요 주주를 포함해 외국인 주주 비율이 59%를 웃돌아 배당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금융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만큼 추가 배당을 할 명분도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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