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중국은 2015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전략을 발표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0~30%인 기술 및 부품 자립도를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제조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신흥 기술로 도약해 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는 의도도 담겼다.
중국의 계획은 정보기술(IT), 기계 및 로봇, 항공우주, 해양 장비와 최첨단 선박 등 10개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분야 연구개발(R&D)에 투입된 자금만 2018년 기준 수천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에 울리는 경고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중국이 배출한 학사학위 취득자는 네 배 이상 급증했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의 학사 취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연간 배출되는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미국이 중국보다 많지만, 그 격차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년 전 미국 연구원들은 과학 및 공학 분야에서 중국의 네 배 규모에 달하는 논문을 쏟아냈다. 20년 전 2만 건도 안 됐던 중국의 특허 건수는 2018년 40만 건 이상으로 급증해 미국을 추월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포천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미국 기업 수가 중국보다 여섯 배 많았다. 하지만 2018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거의 따라잡았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지위가 흔들리는 현상을 두고 미국학술원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시급히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세계적인 경제 및 군사 강국 지위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아울러 고급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연구에 뛰어든 대학원생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립학교 교육을 개선하고 STEM 학위 취득을 희망하는 학부생을 더욱더 많이 배출해야 한다. 졸업 후 5년간 공립학교에서 STEM을 가르치기로 약속하는 대학생(연 1만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미래 투자에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제는 정말 잘해야 할 때다.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이 글은 윌리엄 갤스턴 WSJ 칼럼니스트가 쓴 ‘Stepping Up the Tech Fight Against China’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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